2월 1일 시작되는 음력 새해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 제왕절개 수술, 분만촉진제 주입을 해서라도 아기를 빨리 낳으려는 조기 출산붐이 불고 있다. 이는 음력으로 새해가 양(羊)의 해로, 양띠 아이는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 때문이다.중국 신화(新華) 통신에 따르면 이 달 들어 베이징(北京)과 중국 전역의 산부인과 병원은 이 달 말까지 출산하려는 산모들로 초 만원이다. 산시(山西)성 인민병원의 경우 지난 몇 주간 산부인과 병동의 침상이 하루도 비지 않았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아기를 빨리 출산하게 해달라는 산모들의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 산부인과 병원의 의사 자이구이링은 "분만 예정일을 2주 정도 앞두었으면 제왕절개 수술을 해준다"면서 "그러나 그 이상이면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해 수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겨울에 태어난 양이 뜯어먹을 풀이 없듯 양의 해 겨울에 태어난 아이 특히 여자아이는 운명이 기구하다고 믿고 있다. 한 산모는 "이런 속설을 믿지는 않지만 괜히 내 아기가 기구하다는 식으로 취급 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믿지는 않지만 아기의 장래에 개운치 않은 구석을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처럼 양의 해를 기피하는 대신 바로 한 해 전인 말의 해는 유난히 선호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베이징 산부인과 병원은 말의 해인 2002년 한해 동안 5,000명의 신생아를 받았는데 이는 2001년의 4,000명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AFP 통신은 "이런 속설은 양이 미(美)와 행운을 상징한다는 중국의 전통 관념과 아귀가 맞지 않아 의아스럽다"고 지적한 뒤 "별로 상서롭지 않은 띠인 원숭이(2004년)나 닭(2005년)의 해에는 중국인들이 어찌 대처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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