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넘은 반세기 동안의 애틋한 남매애가 후학들에 대한 사랑으로 영글었다.올해 72세인 김화영(金禾暎·사진) 할머니는 27일 자신의 전 재산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15평 아파트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김 할머니가 서울대에 전 재산을 내놓은 것은 오빠 때문.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김 할머니의 여섯살 터울인 오빠 재규(載圭·사망)씨는 해주 동공립중학교를 나온 뒤 1943년 수원농림고등학교(현 서울대 농대) 임학과에 입학했다가 1학기를 마친 뒤 폐렴으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그렇게 총명하고 의젓하던 오빠가 학업을 중단하고 자리에 누웠을 땐 정말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1951년 1·4후퇴 당시 혼자 월남, 경기 수원에 있던 UN 민사처 후생과에서 일하다 53년부터 용산·종로·강남구청 총무과에서 근무하며 89년까지 구민복지사업에 헌신했다. 평생 서민 사회복지사업에 헌신, 퇴직 때는 옥조근정훈장까지 받았다. 그러나 90년 척추골절 사고 후유증으로 2년전부터 관절염까지 생기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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