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미술에서도 화두가 됐다. 문예진흥원 마로니에 미술관이 2003년 공동기획전 선정작으로 2월2일까지 여는 '삼십(Thirties)' 전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한 30대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다.1970년 전후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전쟁의 질곡은 겪지 않았지만 급변하는 한국사의 30년을 살아온 세대다. 거대 담론에 익숙한 386세대보다는 개인적 특성이 강하지만, 포스트모던 시대의 자유와 상상력을 만끽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기도 하다. 서른 초중반 5명의 작가들은 한국에서의 일상적 삶의 양식과 문화적 의미, 그 바탕을 이루는 전형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탐색한다.
도예설치작가 김지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제목으로 조그만 흙 그릇에 키운 콩과 팥 중 원하는 것을 관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참여를 유도한다. 컴퓨터·비디오 설치작가인 최원정은 수백개의 드로잉을 모아 움직이는 비디오 다이어리를 출품했다.
한수희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경쟁에서 파생하는 심리 상태를 '주홍 글씨'라고 이름한 비디어 작업으로 선보인다. 5명 작가들의 공동 작품인 쌍방향 음향 설치작 '삼십'은 관객들이 수백개의 소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탤 수 있게 만들었다. 살아있는 이야기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뜻이 담겨 있다. (02)760―4605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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