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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안화폐운동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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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안화폐운동 "첫 걸음"

입력
200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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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없는 화폐, 교수와 막노동자의 임금이 똑같은 화폐…."올해 개교하는 경남 함양군의 녹색대학이 이달 말 녹색화폐를 조폐공사를 통해 정식 발권키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첫 대안대학인 녹색대학은 장회익(張會翼) 전 서울대교수, 이정자(李正子) 녹색구매네트워크 대표 등 환경인들이 모여 설립한 학교로 올해 첫 신입생 150명을 뽑았다.

1980년대 서구에서 시작된 대안화폐운동은 90년대 후반 국내에 도입됐지만 정식으로 화폐가 발행되는 것은 처음. 공식 화폐발행기관을 통해 대안화폐가 나오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녹색대학은 액면가 30억원에 해당하는 화폐 20만장을 이달 말 조폐공사로부터 인수 받아 녹색대학, 녹색대학 생태마을인 청미래마을 등을 중심으로 유통시킬 계획이다. 명칭은 사랑의 첫 글자를 딴 '사'와 품앗이의 '품'을 놓고 인터넷 투표가 진행중이다. 녹색대학 관계자는 "대학직원 임금과 등록금의 25%를 녹색화폐로 지불하면서 점차 문구점 등 공동체내로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녹색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이자가 안 붙는' 순수 교환수단이라는 점. 공동체내 은행이 없고 돈을 빌려줘도 이자가 없다. 또 노동의 등가원리가 적용돼 교수나 청소부 등 모두 일한 시간만큼 같은 임금을 받는다.

실제로 시간당 임금은 균일하게 3,000원. 장원(張元) 녹색대학 상임운영위원은 "노동 가치를 존중하는 공동체 윤리가 적용된 화폐"라며 "새로운 대안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녹색화폐 사용인구가 500여명에 불과하지만 가맹회원과 기관이 늘어날 경우 법적 논란도 예상된다. 대안화폐의 광범위한 유통이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세금 부과도 어렵다.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1,500여개의 대안화폐 공동체가 있다"며 "이 운동은 화폐중심 경제를 생활중심으로 바꾸고 부가 집중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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