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 노인들이 싸늘한 설맞이를 하고 있다. 귀국 당시와 달리 사회적 관심이 식어가면서 '잊어진 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귀국 사할린 동포 498세대 893명이 살고 있는 경기 안산 '고향마을'에도 찬바람이 몰아친다.
2세들과 삶의 터전을 사할린에 남겨놓고 온 이들의 '고향마을'은 영주귀국 후 명절마다 도움을 베풀던 개인과 단체들의 발길이 점차 뜸해지면서 최근에는 찾아오는 이가 거의 드물다.
이 마을 노인은 "지난해 추석이나 연말과 달리 이번 설에는 방문객과 위문품이 뚝 끊겼다"며 "누가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이 서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고향마을의 동포 지원사업소 관계자는 "오는 27일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겠다는 독지가 4명이 방문하겠다고 한 것 외에는 다른 일정이 없다"며 "영주귀국 3년째를 맞아 사회의 관심이 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80세 이상 고령 동포 노인 94명이 살고 있는 인천요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잔치 외엔 단 1건도 외부방문 스케줄이 없다고 밝혔다.
영주귀국 동포 중 독거노인 55명이 거주하고 있는 경북 고령 대창양로원도 올 설은 마냥 썰렁하기만 하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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