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과연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아파트값 하락세가 확산됨에 따라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실수요자들이 설레고 있다. 입주물량이 늘어난데다 가계대출 억제,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약효를 발휘하면서 주택시장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단지에서 시작된 주택가격 내림세가 서울 강·남북을 휩쓸고 수도권지역에까지 미치자 가격 폭락사태를 점치는 성급한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고질적인 수도권 아파트 부족난 때문에 현재의 가격침체는 오래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평. 그러나 올해 부동산 시장의 급등세가 되살아날 징후가 없어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인 것만은 확실하다.내 집 장만의 승부처는 타이밍
실수요자라면 집값이 횡보하고 거래가 부진할 때 유리한 위치에서 가격 협상에 나서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매수 시점은 이사철을 피한 5월 전후와 11월 전후.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안정국면이 뚜렷할 때는 전통적인 매매기법에 주목해야 한다"며 "5월과 11월 비수기에 신규, 중소형,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매입 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는 서울지하철 9호선, 천안복선, 중앙선, 고속전철, 경의선 등 1∼2년새 전철이 개통되는 지역과 화성 동탄, 파주 교하, 용인 동백 등 대단위 택지개발 지구 등을 꼽았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4, 5, 6월을 매수 적기로 들었다. 곽 이사는 "최근 2년간 짝수 분기에 약세가 두드러졌다"며 "설 연휴 직후 강보합세를 거친 뒤 비수기인 2분기에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관심 지역을 정해서 사전조사하고 부동산중개업소를 미리 예약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뒤 "올 하반기에 아파트 물량이 대거 나오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7, 8월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지난해 30∼40% 치솟은 주택가격이 최근 1∼2% 떨어졌다고 해서 조급해지면 안된다"며 "완전한 가격조정기까지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관건
부동산 시장 안정은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정책 방향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원은 "분배의 형평성에 정책의 추를 두고 있는 차기 정부가 세금과 부동산 거래 관행에 대한 변화를 암시했다"며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는 1분기 후반까지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중이코노믹스 김학권 사장은 "재건축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는 이미 반등을 시작했고, 서울의 주요지역도 단기 조정을 거쳐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새 정부가 주택담보비율 완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부터 가격상승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사장이 추천한 매수 타이밍은 2월. 매물이 풍부하고 매기가 뚝 끊긴 지금, 매수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가장 넓다는 분석이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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