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기간망을 초토화한 SQL 슬래머 웜 바이러스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 큰 피해를 입혔다.일부 외신들은 "이번 전자 공격은 특히 피해가 컸던 인터넷 강국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국내 피해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웜 공격으로 전 세계 3만5,000여 서버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토요일(25일) 새벽 시간대에 사고가 발생한 미국은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 하워드 슈미트 백악관 사이버보안 자문관은 "미 행정부 내 혼란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고 세계 최대의 온라인업체 AOL측도 "별 피해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마비 현상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날 오전 평소의 10배에 가까운 전체 20% 정도의 인터넷 전송신호가 송수신 과정에서 사라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만3,000여기가 한때 작동 불능에 빠졌다.
피해는 특히 정보통신 산업이 급성장 중인 아시아에 집중됐다.
일본은 25일 오후 많은 기업과 대학에서 전송 속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대만에서는 자국 내 인터넷 포털 대부분을 관리하는 국영 청화텔레콤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 수 백만명의 사용자들이 접속불능 사태를 호소했다.
태국에서는 국내 서버들은 정상 가동됐지만 외국 서버와의 접속불능 사태가 이어졌으며 인도 말레이시아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접수됐다. 필리핀의 한 인터넷 업체는 이날 새벽 위기를 감지하고 사고에 앞서 서비스를 일시 중지시키기도 했다. 영국과 호주 등지에서도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바이러스 공격의 진원지 수사에 착수했지만 전송과 동시에 그 자체의 흔적을 희미하게 만드는 이번 공격의 특성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바이러스 공격의 위력은 약해지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이 그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FBI와 사이버테러 대응팀의 민간전문가들이 사고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