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비서실 진용의 양대 축을 이룰 정책기획수석에 김진표(金振杓) 인수위 부위원장이 유력해짐에 따라 비서실 인선이 대체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쳐 현재 국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 부위원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신임을 받고 있는데다 인수위 업무 처리도 무난하게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당초 구상대로 청와대를 '개혁의 사령탑'으로 끌고 가는 데에는 다소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이 자리를 놓고 경합하던 인사들의 거취도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양상이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김병준(金秉俊)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는 청와대 직제 개편 및 인사 시스템 개선에 관여했던 경험을 살려 신설되는 대통령 인사보좌관에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간사는 그러나 전공이 지방자치행정 등인 점에 비추어 새 정부 조직의 기본 틀을 마련할 행정개혁위 위원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많다. 인사보좌관의 역할이 민정수석실의 업무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될 경우 행정개혁위원장에 배치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3각 경합을 벌였던 김한길 당선자 기획특보는 이미 현 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인선 구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리베로'로 통하는 특유의 장점을 계속 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통령 기획특보 등에 사실상 유임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이 내정됐고 이종오(李鐘旿) 국민참여기획수석도 사실상 굳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5개 수석 가운데 홍보수석만이 다소 유동적이다. 이병완(李炳浣) 기획조정분과 간사,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이 여전히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새롭게 흘러 나오고 있다. 대변인에는 김현미(金賢美) 당선자 부대변인이 꾸준히 거론된다. 통일외교보좌관 등의 인선은 청와대 직제 개편 중 가장 논란이 많은 대목이어서 인선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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