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치솟고 있다. 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불투명한 경기 때문에 국제 금값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금값도 연일 오르고 있다. 특히 안전 자산 선호현상으로 부동자금이 금으로 몰리면서 일부 부유층에서 금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26일 서울 시내 시중 금은방에서 판매하는 24K 순금 아기 돌 반지 1돈쭝(3.75g)의 가격은 평균 5만9,000원으로 올랐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값이다. 일부 금은방에서는 6만8,000원까지 받고 있다. 이 달 중순께만 해도 5만5,000원이었던 가격이 불과 열흘 새 10% 이상 뛴 셈이다. 지난해 11월 초만해도 국내 금 도매가는 1돈쭝 당 5만1,000원 선이었다.
국내 금값이 오르는 것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금의 국제 가격이 연일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 24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 당 364.30달러로 전일 대비 4.40달러가 올랐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김근영 과장은 "이라크 전쟁 불안감이 확산되고 금리하락으로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미국채보다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라크 전쟁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금값이 내려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규제와 증시 침체로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금에 몰리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종로 귀금속 도매상 밀집지역에서는 수백만∼수억원대의 금괴나 금거북이 금송아지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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