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파동을 일으킨 이경수(24)에 대해 법원이 LG화재 소속 선수로 등록시키라고 결정이 나온 이후 대한배구협회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결과적으로 협회가 이경수를 무리하게 징계, LG화재의 슈퍼리그 불참을 야기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배구인들은 협회가 원칙없는 행동으로 실리와 명분을 모두 놓친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협회 간부 S씨 등은 "신인선발이 자유계약제로 갈 것"이라는 뉘앙스를 특정 감독에 흘려 LG화재가 이경수와 계약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경수와 LG화재의 자유계약이 여론의 반발을 사자 협회는 원칙을 지킨다며 상임이사회를 열고 이경수의 선수등록을 거부하는 강수를 뒀다. 협회는 이 과정에서 '사후약방문'식으로 이경수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고, 징계조항을 이사회가 아닌 상임이사회에서 부랴부랴 결정하는 절차상 하자를 범함으로써 결국 이경수에 대해 내린 징계를 스스로 거둬야만 하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협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법원 결정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지만 본안 소송에 들어가더라도 이경수를 LG화재 소속 선수로 등록시킨 뒤 해야 해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배구인들은 협회가 이번 파장을 최소화하고 위신을 되찾으려면 이번 파문의 빌미를 제공한 협회 관계자들부터 문책하는 읍참마속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협회가 본안소송을 제기, 끝까지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전에 슈퍼리그 흥행에 막대한 지장을 준 책임을 먼저 지라는 것이다. 팬들은 협회가 소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치는 모습과 변신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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