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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자료제출"/檢수사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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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자료제출"/檢수사 "숨고르기"

입력
200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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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24일 돌연 산업은행 4,000억원 대출 관련 자료를 제출키로 함에 따라 급박하게 진행되던 검찰의 수사행보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검찰은 전날 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본격 수사에 들어갈 만반의 채비를 갖춘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생기자 당황하는 표정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원 고발과 무관하게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수사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감사원 발표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며 "총장이 결단을 내려 바로 수사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유시민연대 등이 현대상선과 산업은행 관계자를 고발한 사건인 만큼 수사착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중조사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감사원의 최종 결과를 통보 받은 후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상선측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에 대해 검찰은 일단 '시간벌기' 작전의 일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 회장에 대해 전격 출금조치가 이뤄지는 등 수사가 현대그룹 핵심부를 겨냥해 들어가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숨고를 시간이 필요했으리라는 분석이다.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엄정수사 촉구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출국금지는 수사상 필요한 조치일 뿐 큰 의미는 없다"며 "대북사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출금 기간이라도 정 회장의 방북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착수 시점이 최소 1주일 이상 늦춰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검찰은 이 기간중 기초자료 분석, 법률 검토 등 사전 준비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 등 외국에 있는 현대측 주요 사건 관계자들의 소재 파악 및 소환 타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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