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결정은 북핵사태 해결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27일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할 임특사 일행은 김 대통령의 특서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그 동안 정부가 벌여온 북핵외교 활동을 토대로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이해 시키며, 김 위원장의 생각을 파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임 특사의 평양방문은 시기상으로도 매우 의미 있다. 우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과 교류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한 김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보내는 특사라는 점이다. 그 동안 김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통해 쌓아온 노력이 핵 문제 해결에 최후의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어제 끝난 남북장관 회담에서 남측은 핵 문제 해결을 집중 요구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는 못했지만, 남측과 국제사회가 핵 문제에 얼마나 심각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북한은 감지했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평양 수뇌부에 전달되는 시기와 임 특보의 방북이 겹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임 특사 파견은 김 대통령이 제의하고 김 위원장이 수락한 것이다. 임 특사는 사실상 햇볕정책을 기획했고,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했을뿐 아니라, 특사 자격으로 여러 번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따라서 임 특사의 방북은 현정부의 햇볕정책을 심판받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또 노무현 당선자측 이종석 인수위원이 특사단에 포함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할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면 핵 사태는 국제이슈로 부각되고, 북한은 더욱 고립되어 견디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태를 현명하게 판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남북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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