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24일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되길 기대하면서도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
북한이 특사 파견을 수용한 것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 시작 전에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또 북미간 직접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핵 문제가 국제화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듯 하다. 특사 파견은 간접적인 정상회담의 성격을 갖는다. 전반적인 분야가 모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 포기 등 전향적인 해법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우리 정부를 통해 북미간 대화의 고리를 잡으려 할 것이다. 우리도 남북간 논의 결과를 갖고 북미간 의견조율에 나설 것이다.
■윤덕민(尹德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대북 특사 파견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북한 핵 문제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는 특사 회담에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것이다. 북한 수뇌부에 심각성을 직접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측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북측도 남측의 우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 사회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조명철(趙明哲)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한팀장
조만간 미국이 북 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것으로 보여 남북 모두 직접 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제 제재 등 최악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주체는 남북이라는 점에서 특사 파견은 큰 의미가 있다. 북한은 핵에 대해 분명하고 진전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북한에서 이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뿐이며 우리측 특사에게 어느 정도의 명분은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김 위원장의 의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우리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백학순(白鶴淳)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의 본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 정부에서 대통령 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서도 특사를 파견키로 한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엄중하며 따라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노 당선자가 미국에 특사를 보내기 전에 북측과 먼저 본격적인 대화에 나선다는 것도 상징성을 갖는다. 특사 회담의 기본 성격상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미 대화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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