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사상 첫 한일 여자복싱대결이 벌어진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남성복싱팬들은 여자복서들이 웬만한 남자 뺨치는 파워를 자랑하며 상대안면을 붉게 물들이는 펀치세례를 주고받자 기가 질린 표정이었다. 숨돌릴 틈도 없이 펀치를 주고 받고 날쌘 몸놀림으로 상대의 예봉을 피하는 여자복서들의 선전에 잇달아 박수가 터졌다.2.5톤트럭운전사 출신의 이인영(31·산본체육관)은 이날 한일 여자 플라이급 챔피언 슈퍼매치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잡지표지모델 출신인 일본의 야시마 유미(29·일본여자 프로복싱 협회)를 심판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한국여자복싱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이날 승리로 5전전승(2KO)을 기록한 이인영은 5월께 세계여자복싱협회(IFBA) 챔피언 미셸 셔클리프(영국)에게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야시마는 8승(3KO)1무2패가 됐다.
이인영은 경기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자 마자 상대안면에 양손 훅을 잇달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자신(160㎝)보다 키가 5㎝나 더 큰 야시마의 얼굴에 연이어 작렬하는 이인영의 소나기 펀치는 경기종료 벨이 울릴때까지 쉴새없이 이어졌고 매회, 상대를 다운 직전까지 몰고 갔다.
이인영의 주무기인 양손 훅에 이은 어퍼컷이 잇달아 폭발하자 야시마의 몸통과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여러 차례 상대를 그로기상태까지 몰고갔던 이인영은 판정승을 거둔 게 오히려 아쉬운 표정이었다.
경기종료후 이인영은 "KO로 이기고 싶었는데 긴장탓인지 30∼40%밖에 실력발휘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인영은 이날 파이터머니로 150만원을, 야시마는 2,000달러를 받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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