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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對野 햇볕행보 / 한나라 "미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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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對野 햇볕행보 / 한나라 "미심쩍"

입력
200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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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 '햇볕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일단 '상생의 정치'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내부기류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우선 노 당선자의 유화 제스처에 마냥 끌려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낭패를 볼 것이라는 불안감이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 당선자의 화해전략이 소수파라는 정치현실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한시적 전략이라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국민을 상대로 한, 노 당선자의 파격적이고 화려한 행보에 우리 당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노 당선자가 취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을 환골탈태시켜 매력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당내 의원의 편차가 너무 심해 이마저 여의치 않다"고 우려했다. 대구 출신의 한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TK지역도 당의 지지에 기대기 힘들고 스스로 살아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 체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대여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당연히 고건(高 建)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여야관계의 1차 고비가 될 것이다. 경남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노 당선자가 정상적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국리민복 차원에서 협조할 것은 흔쾌히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엄격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2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 당선자가 벌써부터 내년 총선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 발언을 하는데 불행한 일"이라고 여야간 화해무드에 제동을 걸었다. 노 당선자가 전날 민주당 연찬회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독려한 것은 야당과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진의을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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