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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외유" 누가 권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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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외유" 누가 권했나

입력
200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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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은 왜 해외로 떠났을까. 김 전 회장이 미 경제주간지 포천지를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나가라고 했다"고 공개, 파문이 확산되면서 김 전 회장의 해외도피가 자의인지, 타의인지, 타의라면 누가 출국을 종용했고,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 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종적을 감추었다. 그러나 대우그룹이 워크아웃 결정에 따라 해체수순에 들어간 것은 8월26일이었다. 김 전 회장은 이 2개월 동안 정부 고위 관료와 채권단 관계자들로부터 외유 권유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측근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김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은 없으며, 다른 출국을 요구한 고위 관료들은 김 전 회장만이 알 뿐"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당시 대우사태 처리에 주도적 역할을 한 고위관료는 강봉균(康奉均) 재경부장관,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 그리고 채권단에서는 이근영(李瑾榮) 산업은행총재다. 김 전 회장 주변에서는 "이근영 산은 총재가 김 회장에게 출국을 권유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이 총재(현 금감위원장)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김 전 회장의 정치자금 폭로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그에게 모종의 대가를 약속하고 출국을 권유했고, 이후 도덕적·법적으로 낙인을 찍어 귀국을 막고 있다는 '흑막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정부의 외유요구는 있었지만, 이는 당시 경제팀이 채권단과의 워크아웃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사사건건 따지는 김 전 회장을 해외로 내보낼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흑막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당시 경제팀과 채권단 관계자등은 김 전회장의 자의적인 출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헌재 전 금감위원장도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이) 스스로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아마 창피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지"라고 말해 이 같은 입장을 시사했다. 결국 김 전 회장의 출국 이유는 그가 돌아와 전말을 밝히지 않는 한 미제로 남을 전망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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