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메추리의 부리를 가진 오리와 오리의 부리를 지닌 메추리를 만들어냈다.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질 헬름스와 리처드 슈나이더는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신호(24일자)에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정 후 36시간이 지난 오리와 메추리의 배아에서 각각 부리를 형성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을 떼어내 상대편에 이식한 뒤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했다.
그 결과 11일 가량 지나 반쯤 부화한 오리와 메추리는 각각 상대편의 부리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어떤 신경능세포(neural crest cell)가 어떤 종류의 부리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신경능(能)세포는 신경과 피부, 부리 등을 만들어내는 세포이다. 진화학자 찰스 다윈이 1835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같은 종의 새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어떤 유전자와 세포가 부리를 다르게 만드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었다.
이번 연구는 구개파열이나 언청이 같은 인간의 입과 관련된 선천성 기형 치료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머지 않아 인간의 구개구조를 결정짓는 세포를 찾아낼 경우, 출산 전에 세포 조작을 통해 기형아 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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