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위조 현금카드 예금 인출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광명경찰서는 24일 사건 용의자 가운데 송모(42) 이모(37) 박모(30)씨 등 3명을 검거, 카드 위조 및 현금 인출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5분 인천발 태국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려던 송씨 등 2명을 인천공항에서 붙잡은데 이어 이날 밤 충남 논산시에 형사대를 급파, 은신 중이던 박씨를 검거했다.송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0월 카드 100여장을 위조한 뒤 재중동포 4명을 행동원으로 고용, 농협과 은행에서 300∼400차례에 걸쳐 현금 3억여원을 인출했다"고 자백했다. 이들은 또 "정모(33) 김모(43)씨 등 2명의 공범이 더 있다"며 "우린 위조카드만 만들었으며, 나머지 용의자들이 재중동포들을 시켜 현금을 인출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위조카드 인출사건이 최대 9명이 개입한 조직적인 범죄인 것으로 보고 나머지 미검자 검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은행 예금 가입자의 신용정보를 제3자에게서 제공받은 뒤 카드 제조기를 이용, 현금카드를 다량 위조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이 감춘 카드제조기인 일명 엔코딩 기계와 복제한 뒤 파기한 현금카드를 경기 시흥시 소재 하천에서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농협과 우리은행 예금가입자의 신용정보를 이용, 지난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불법 인출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금융기관 관계자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전·현직 은행원 관련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용의자 박씨는 이날 경찰에 전화를 걸어 "주범은 송씨와 이씨"라며 자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농협 외에도 우리은행 현금카드를 위조, 재중동포들을 시켜 경기 안산시의 우리은행 고객 48명의 계좌에서 53회에 걸쳐 현금 1억8,000여만원을 빼낸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경찰은 현금 인출 심부름을 했다며 전날 자수한 재중동포 이모(25)씨와 전모(22)씨에 대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박씨와 재중동포 2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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