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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숨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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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숨막힌다

입력
2003.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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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경기 부천에서 인천 서구 경서동으로 이사한 주부 김모(45)씨는 요즘 머리가 지끈거리고 코가 자주 막힌다. "공해가 심해 여름에는 악취와 먼지로 창을 못 열고, 겨울에는 머리가 아파 잠을 못 이룬다"는 게 김씨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얼마 전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내놓았다.전국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인천의 대기 오염이 최근 더 심해졌다. 인천지역 대형 발전소가 발전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에서 경유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영흥화력발전소의 추가 건립도 예정돼 있어 대기오염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범은 공장

'공해도시' 오명을 쓰고 있는 인천의 대기오염 주범은 역시 공장. 부평 주안 남동 등 크고 작은 8개공단은 물론 주택가에도 공장이 산재해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무허가를 포함, 약 3,000개의 공장이 밤낮 검은 연기를 뿜고 있다. 일부 공장은 악취까지 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와 인천항, 송도신도시 건설 현장을 오가는 덤프트럭은 연일 매연가스를 내뿜고 있다.

서구 검단동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박모(45·연수구 동춘동)씨는 "직장 주변에 화학공장 등 무허가 업체가 난립, 공해물질을 뿜어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심한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현실은 환경부 '2002년 환경백서'에서도 확인된다. 백서에 따르면 2001년 인천시내 공기중 납(Pb) 오염도는 0.129 ㎍/㎗로 전국 7대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카드뮴(Cd)은 0.0062㎍/㎗로 울산보다는 낮았지만 그 외 대도시보다는 배 이상 높았다. 산성비도 서울과 함께 평균 강우산도(pH)가 4.7로 가장 높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은 녹지가 적고 공장이 많아 중금속 오염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발전연료 경유전환, 오염 심화

정부가 지난해 12월 인천화력(1.150㎿), 서인천복합(1,800㎿) 등 지역내 4개 대형 발전소의 발전 연료를 LNG에서 경유로 대체한 것도 오염을 가중시키는 요인. 동절기 LNG 사용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공해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LNG와 달리 경유는 각종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질소산화물 농도는 평균 30∼60갧(LNG 사용)에서 130갧(경유 사용)으로 높아졌으며 LNG 사용시 나오지 않던 황산화물 매연 미세먼지도 경유 전환 이후 크게 늘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 환경단체는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의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오염 감소를 위해 인천 등 수도권을 청정연료지역으로 정하고도 연료를 경유로 바꾼 것은 원래 취지를 뒤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자원부가 인천의 대기오염을 볼모로 실패한 에너지 수급정책을 만회하려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무연탄을 사용하는 영흥화력 3, 4호기 건립이 예정돼 있어 인천은 거의 전 지역이 대기 오염의 피해를 입을 판"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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