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장이 신계륜(申溪輪) 인사특보에서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로 교체되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빚어지고 있다.신 특보가 비서실장 재임시절 청와대 직제 개편안에 대해 문 실장측이 반대견해를 밝히는가 하면 청와대 수석 인선을 놓고도 서로 다른 견해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 실장은 22일 비서실장-정책기획수석 '투톱체제'를 기조로 한 청와대 직제개편안이 언론에 보도되자 "큰 방향은 맞지만 모두 오보"라면서 "결정도 안된 것이 왜 자꾸 보도되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제안은 신 특보가 "단일안으로 당선자에게 보고됐다"면서 상당부분 확인한 것이었다.
청와대 수석 인선을 놓고도 두 사람 사이에 이견이 표출됐다. 신 특보는 문재인(文在寅) 변호사의 민정수석 기용에 대해 줄곧 긍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반면 문 실장은 "문 변호사는 민정수석에는 다소 부적절하며 인사문제를 담당하기에 적격인 사람"이라는 의견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수석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신 전 실장은 기정사실화 했지만 문 실장은 부처조정 역할 필요성을 내세워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입장차가 조정될 지, 증폭할 지는 두 사람이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함께 업무를 시작한 23일 이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직제개편 및 인선과정에 깊이 개입해 온 신 특보가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인사특보로 잔류한 것이 갈등을 부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 실장은 "바통터치를 하면 인사보고를 다시 받아봐야 겠다"며 인사구도의 전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의견 차이가 '힘겨루기'로 비쳐질까봐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다. 신 특보는 "내가 물러나고 문 실장이 당선자 비서실장을 겸임하면서 지근 보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건의했다"고 말했고, 문 실장도 "청와대 인선에서 당선자의 의중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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