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엄동설한에 장만하세요.' 한겨울에 무슨 에어컨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지난해 에어컨 전체 판매량의 40%가 1∼2월에 집중될 만큼 에어컨은 겨울에 많이 팔린다. 가전업계가 경쟁적으로 '예약판매제'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가전업계는 14일 LG전자를 시작으로 일제히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여름 성수기보다 가격도 깎아주고, 푸짐한 경품까지 얹어주기 때문에 에어컨을 새로 장만하려는 소비자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예약 판매제
에어컨 예약판매제란 가전업계가 여름철에 주문이 집중돼 빚어지는 공급 부족 현상을 피하기 위해 겨울에 미리 에어컨을 파는 것. 지난해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공조 등은 저마다 예약판매제를 실시하며 뜨거운 판매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가전업체가 에어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제살깎기를 각오하고 기세싸움을 벌이는 측면이 강하다. 때문에 경품 끼워팔기 등으로 인한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비난도 있다. 출혈경쟁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자 가전업계는 올 겨울에는 예약판매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암묵적으로 합의를 했다가 14일 LG전자가 선수를 치고 나오자 너도나도 다시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경품도 DVD 등 다양
가전업계가 이번 예약판매에 내건 경품은 벽걸이형 에어컨을 비롯해 DVD 플레이어, 진공청소기, 선풍기 등 다채롭다. 게다가 일부 한정된 모델의 경우 매장별로 10∼20%씩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성수기보다 20∼30% 할인된 가격에 사는 셈이다. 14일부터 한달간 전국 1,000여개 가전전문점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간 LG전자는 '투인원'이란 이름으로 고급형 휘센 스탠드형 에어컨을 구입할 경우 벽걸이형 룸 에어컨을 끼워서 준다. 한대 값으로 두개를 살 수 있는 셈. 또 모델별로 진공청소기(20만원 상당), 공기청정기, 선풍기 등을 패키지 상품으로 제공한다.
최근 품격을 높인 하우젠 에어컨 8종을 새로 출시, 고급형 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도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예약판매제를 실시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하우젠 스탠드형 에어컨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에어컨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컬러판넬 교환권 또는 화장품 냉장고를 증정한다. 또 기존 블루윈 브랜드의 에어컨을 구입할 경우 DVD 플레이어, 청소기, 가습기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캐리어코리아도 20일부터 2월28일까지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이 기간 최고급형 스탠드형 에어컨을 구입하는 고객은 선착순 2,000명에 한해 화장품 냉장고를 증정하고, 기타 모델 구입자도 압력밥솥, 다용도 믹서기 등이 경품으로 주어진다. 만도공조도 24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가 다음달 28일까지 예약하는 소비자들에게는 5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한편, DVD 플레이어 테팔 후라이팬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어떤 것을 골라야 하나
에어컨을 무작정 집 전체 평수에 맞게 구매하는 것은 낭비다. 가족들이 주로 모여서 생활하는 공간인 거실의 평수를 생각해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경우 에어컨은 10평대를 고려하되 가족이 조금 많은 경우 조금 넉넉하게 12평형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절전이 되는지 여부도 에어컨 구입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12평 제품 기준으로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은 3등급 제품보다 무려 35%나 전기료가 절약된다. 에어컨을 구입하고도 전기료 부담 때문에 여름에 가동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종종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절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어린이가 있거나 천식,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반드시 공기청정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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