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3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정운찬(鄭雲燦·사진) 서울대 총장을 만나 새 정부의 개혁과제와 대학교육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노 당선자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정 총장은 노 당선자에게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장은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대와 한국 대학의 장래에 대해 노 당선자와 폭 넓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을 뿐 자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총장은 이전에도 사석에서 "향후 1년이 노무현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노 당선자가 1년을 무난히 끌고 가려 하면 내년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고 제대로 개혁하면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었다. 노 당선자는 정 총장의 조언을 진지하게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 사실이 알려지자 인수위 주변에선 정 총장이 주창해 온 서울대 입학생 지역할당제 도입과 행정수도 인근의 서울대 제2캠퍼스 설립 방안이 논의됐는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정 총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화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노 당선자와 1946년생 동갑인 정 총장은 서민적 이미지와 강한 개혁성 때문에 새 정부의 총리감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본인이 "서울대 총장 4년 임기를 반드시 채울 것"이라며 은사인 변형윤(邊衡尹) 교수와 이세중(李世中) 변호사 등을 대신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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