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도피중인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99년 워크아웃 직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해외에 나가 있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3면김 전 회장은 22일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된 미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떠난 것은 기소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 고위관리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김 대통령도 직접 전화를 걸어 잠시 피해 있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김 대통령의 고위 측근들이 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신에게 대우사태와 관련한 사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고, 다시 돌아와 자동차회사를 운영하도록 해주겠으니 물러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와 함께 대우그룹의 분식회계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부정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정부측이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대우그룹의 몰락은 자신의 오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측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고문변호사인 석진강(石鎭康) 변호사는 "유럽에 있는 김 회장에게 확인하니 채권단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해외로 나가라는 전화를 받긴 했지만, 김 대통령이 직접 전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포천지의 인터뷰 시점도 최근이 아니고 지난해 6월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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