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황제가 전설적 센터의 업적을 뛰어 넘었다.올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마이클 조던(39·워싱턴 위저즈)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전설의 농구스타 윌트 체임벌린의 개인통산 총득점 기록 (1,045경기·3만1,419점)을 5점차로 깨고 역대 3위에 올라섰다.
조던은 23일(한국시간) 뉴올리언스 호네츠와의 2002∼2003시즌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18득점을 쏟아부어 15시즌동안 1,032경기에 출장, 3만1,424점째를 달성했다.
워싱턴이 94―103으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조던이 2쿼터종료 1분여전 14점째인 페이드어웨이슛을 림에 통과시키자 1만8,000여 상대팀 관중은 일제히 기립해 경의의 박수로 환호했다.
조던에게 순위를 내준 체임벌린은 NBA 역사를 거론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존재로 1962년 뉴욕 닉스전에서 1경기 100득점이라는 경이적인 대기록을 세웠다. 1경기 55리바운드도 놀랍기는 마찬가지.
NBA 최다득점 1위는 카림 압둘자바(전 LA레이커스·3만8,387점), 2위는 현역선수인 '메일맨' 칼 말론(유타 재즈·3만5,487점)이다.
전문가들은 조던이 도중에 야구선수로 외도만 안했더라면 압둘자바나 말론을 제쳤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던의 가치를 단순한 순위로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의 필드슛 성공률(49.9%)은 역대 30위안에도 못든다.
조던의 진가는 4쿼터 막판에 승부를 뒤바꿔놓는 극적인 버저비터. 전매특허인 페이드어웨이 3점슛과 화려한 공중쇼로 중요순간에 한방을 터뜨리는 그는 농구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았다고 평가받는다.
조던 플레이의 백미는 트리플 클러치. 많은 팬들은 조던이 골밑 허공에서 샤킬 오닐(LA레이커스)을 만나자 반대편 손으로 공을 이동하며 훅슛으로 자세를 바꿔 성공시키는 장면을 떠올린다. 6차례의 챔피언반지와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득점(86년 63점), 평균득점 역대 1위(30.5점)….
NBA 부흥의 장본인인 조던의 아성은 선대의 어떤 선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역사를 만들었고 팬들은 지금 코트에 서있는 농구황제의 마지막 모습을 아쉽게 바라보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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