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기업 경영 내용 변동 및 지분 변화에 따른 각종 공시가 크게 늘어났으나 늑장 공시나 불성실 공시가 많아 투자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증권거래소가 23일 2002년도 상장법인 공시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공시건수는 1만6,928건으로 전년(1만4,021)에 비해 20.7%나 증가했다. 상장회사별 평균 공시 건수는 23.7건이었으며 한 해 100건 이상 공시한 기업도 10개사나 됐다. 공시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총 191건을 공시했고, 이어 신한지주(178건), LGCI(177건), SK텔레콤(148건), 삼성화재(125건), 하나은행(124건), 현대차(115건), 국민은행(104건), 제일제당(10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들이 그만큼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공정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총 694건이 공시돼 연간 공시건수의 4.1%를 차지했다.
그러나 공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경우가 더 많다. 작년 한해 상장법인의 불성실공시 건수는 모두 29건으로 2001년의 15건에 비해 93.3%나 증가했다. 공시 불이행이 18건, 공시번복이 11건이었다. 그만큼 몇몇 주주들끼리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의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기업의 공시담당자 등이 관련 법규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시 업무의 전문화와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장에 떠도는 기업과 관련한 각종 소문과 풍문, 급격한 주가 변동에 대해 증권거래소가 기업에 해명을 요구하는 조회공시도 올해 664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9.6%나 증가했다. 조회공시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SK텔레콤으로 10건에 달했고 캔디글로벌미디어(9건) SK글로벌(7건), 흥창(6건), 새한(6건), 대우조선해양(6건) 삼성중공업(6건) 등으로 해당 기업의 주주 중시경영의 수준을 드러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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