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현금카드 위조사건의 용의자인 재중동포 2명이 경찰에 자수했다.서울 남부경찰서는 23일 "재중동포 이모(25)씨와 전모(22)씨 등 2명이 한국인 3명의 심부름으로 농협과 시중은행 카드를 이용, 현금인출을 했다며 자수해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30대 초반의 박모씨 등 한국인 3명의 지시에 따라 다른 재중동포 2명과 함께 인천·수원·신탄진·대전·대구 등지의 은행에서 단위농협, 우리, 부산, 국민 등 모두 4개 은행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 박씨에게 건네줬다. 이씨 등은 경찰에서 "'부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때 세금을 안 내려고 돈을 대신 찾아오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박씨 제안에 속아 일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박 씨 등은 경기도 시화에 원룸을 얻어 이씨 등 재중동포 4명을 합숙시키며 범행을 해왔다.
이들은 또 "두 달 반 동안 2인 1조로 약 60∼70회 가량 현금을 인출했고 4명이 합쳐서 몇천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며 "박씨 등은 300∼400장의 카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주로 농협카드가 많았고 우리은행, 부산은행 카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01년 고려대에서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입국했으며 지난 해부터 시화공단에 있는 전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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