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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위조범들 "한국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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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위조범들 "한국은 봉"

입력
2003.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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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카드 국제 위·변조 범죄조직의 주 활동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 해외 관광객의 신용카드는 국제 범죄단의 주 먹이감이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 마그네틱 신용(현금)카드의 위·변조가 쉽고, 위·변조 카드의 국내 시장 사용도 용이하기 때문이다.여행객 위조카드 피해액 年 150억원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카드가 불법 복제돼 발생하는 피해액만 연간 150억원. 대부분 외국 여행에 나선 내국인들이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과정에서 위·변조단이 이를 복제해 외국에서 물품을 구매하거나 국내 범죄 조직에게 넘겨 발생하는 피해다.

최근 경찰에 검거된 서모(24)씨도 태국 방콕에서 국제 위·변조 조직으로부터 위조 신용카드 120여장을 장당 100만원에 구입, 국내에서 카드할인 수법으로 10억여원을 챙기다 덜미가 잡혔다. 위조카드는 방콕 식당에서 관광객들이 결제한 것을 즉석에서 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일본과 대만의 전문 카드 위·변조단이 현지 조직과 연계해 카드 위·변조에 나서는데 위조카드는 대부분 국내 범죄조직으로 흘러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위·변조 조직이 해외로 나가 직접 국제조직과 연계, 한국인 관광객의 카드를 위·변조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국내로 반입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위·변조가 쉬운 마그네틱 카드가 타깃

한국인 관광객의 카드가 국제 위·변조단의 타깃이 되는 것은 선진국 카드에 비해 위·변조가 쉽기 때문. 조흥은행 카드사업부 이상국 과장은 "카드위조단은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위·변조가 어려운 IC카드를 도입하자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는 한국인을 범행대상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 도입되고 있는 IC카드는 마그네틱 카드에 비해 최고 64배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해 보안성이 그만큼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은 없나

이에 따라 IC칩을 이용한 신용카드를 신속히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업계 등 금융기관은 어마어마한 투자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은행관계자는 "마그네틱 카드의 장당 제조원가는 300원인데 반해 IC칩카드는 10배가 넘는 약 5,000원 정도나 한다"며 "카드 리더기를 전면교체하는 데에도 수조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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