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간 도자기 수만점을 감정했지만 실수는 두어 차례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예술품감정학과에서 '중국도자 감정'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리훼이빙(李輝柄·70) 베이징(北京) 고궁박물원 연구원은 세계적 도자기 감정 권위자로 꼽힌다.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술품 감정학과를 설치한 명지대 초청으로 방한, 30일까지 강의하는 그는 "도자기를 만든 시대의 사조와 풍습, 사회적 배경을 꿰뚫어야 위작을 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 자신도 당나라 말기와 송나라 초기 도자기를 혼동한 적이 있고 오랫동안 분명한 감정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도자기도 상당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중요한 작품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요를 방문하고, 관련 자료를 뒤지는 등 수십 차례의 확인을 거친다. 이미 중국 내 10여개 성(省)을 돌며 600여 도요지를 방문했다.
그가 으뜸으로 치는 도자기는 송나라 자기. 우수한 도공이 몰려 있었고 최고의 재료, 안료, 유약이 사용돼 조형미와 색감이 빼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송나라 자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려청자는 세계 도자기사에서 가치를 인정 받을 만한 우수한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1952년부터 베이징 고궁박물원에서 일해 온 그는 "규정상 감정가는 도자기를 가질 수 없어 연구용 표본과 깨진 파편 몇 조각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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