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이틀째인 22일 북측은 불쑥 회담 공개를 요구해 남측 대표단을 당황케 했다. 김령성 북측 단장은 전체회의 시작 직전 "새해 첫 북남회의에 민족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며 회담을 공개하자고 제안했고, 표정이 굳어진 남측 정세현(丁世鉉) 수석대표가 관례에 따르자며 비공개회의를 요구해 상황은 일단락됐다.북측은 회의 종료 후에도 '민족공조'를 수차례 강조한 A4용지 10매 분량의 기조발언문을 기자단에 배포하는 등 '선전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회담의 관행은 기조발언문 전문을 상대측 언론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었다.
회의 초반에는 남북 수석대표들이 '양띠 해'를 화제로 탐색전을 벌였다. 정 수석대표가 "1991년 양띠 해는 비핵화 공동선언과 기본합의서 타결 등 남북관계가 자리를 잡는 해였다"며 "양띠 해인 올해에 남북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자"고 말하자 김 단장은 "아침에 오늘 회담이 잘 될 거라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그러나 핵문제에 대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 수석대표가 "국제사회가 걱정하는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잘 풀어가자"며 최대 현안이 북핵 문제임을 내비치자 김 단장은 "민족간의 문제를 잘 해결하면 세상 사람들이 기뻐할 것"이라며 민족공조의 논리로 맞받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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