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제油價 3災에 요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제油價 3災에 요동

입력
2003.01.23 00:00
0 0

미국의 이라크 공격 위협과 베네수엘라 파업사태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2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세계 석유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에서 미국산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 당 70센트 오른 34.61 달러에 거래돼 2000년 11월30일 33.82 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35.20 달러까지 오르며 심한 등락을 보여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북해 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도 전날보다 9센트 오른 배럴 당 30.74 달러를 기록했다.고조되는 전쟁위기와 파업 영향

반전 여론의 확산에도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공격 가능성을 거듭 강하게 시사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는 무장해제를 통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허비했다. 후세인에게 얼마나 더 시간을 주어야 한단 말이냐"며 무력 사용이 임박했음을 경고했다. 미국의 항공모함 2대도 추가로 걸프 해역으로 향했다.

베네수엘라의 유조선 항해사들이 파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유 생산이 재개되지 않는 한 파업사태의 여파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석유시장 분석가인 사이먼 토머스는 BBC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와 이라크는 여전히 시장의 최대 변수"라며 "배럴당 35달러 선을 넘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유 중개인인 마이크 피츠패트릭은 "이라크 전쟁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느낌이며 베네수엘라 파업사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우울한 전망을 했다.

시장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미국의 가용 비축유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비축유는 26년 만에 최저 수준인 2억7,200만 배럴로, 가용 최저선인 2억7,000만 배럴에 근접해 있다. 시장가격 조절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규모가 200만 배럴에 불과한 것이다. 세계 5위의 석유 수출국으로 미국 석유수입의 13%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의 장기 파업은 미국의 석유수급에 차질을 빚어 유가 폭등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선 특히 그 동안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2월분 계약 만기를 앞두고 투기성 매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요동을 쳤다.

수급 및 가격 전망

시장 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유지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OPEC는 이 달 초 회원국들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2,300만 배럴에서 2,450만 배럴로 확대, 가격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추가 증산에 대해서는 OPEC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OPEC의 대응을 속단하기 힘들다. OPEC의 창설을 주도했던 셰이크 아메드 자키 야마니 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이라크가 유정을 파괴할 것"이라며 "이 경우 유가가 배럴 당 80∼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