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를 한 때 지배한 흑인 파라오 왕국의 조각상이 대거 발굴됐다.20일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대학 고고학발굴팀은 수단과 이집트 접경지역의 파괴된 사원들을 조사하던 중 기원전 713∼671년 이집트를 지배한 '쿠시 왕국' 유물과 흑인 파라오 조각상들을 발굴했다. 파라오 조각상들은 윤이 나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등과 다리 부분에 파라오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발굴팀장 찰스 보넷 교수는 "파라오 조각상들은 수단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걸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수단 북부에서 번성한 쿠시 왕국은 흑인 누비아인들이 건설한 나라로 당시 나일강 일대 무역로를 장악했다. 이들은 한때 이집트 지역까지 영토를 넓혔다가 북부의 이집트 왕국에 정복당했다.
발굴팀은 "발굴된 유적들은 심하게 파괴된 상태"라며 "이는 이집트 왕국이 쿠시 왕국의 문화를 완전히 말살하려 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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