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三峽) 댐 건설로 이주민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국제하천네트워크(IRN)가 밝혔다.IRN은 최근 낸 보고서 '싼샤댐으로 망가지는 인권'을 통해 중국 정부가 후베이(湖北), 산시(陝西) 등 5개 성 이주 대상자 120만 명에게 이주비를 턱없이 부족하게 지급하는가 하면 이마저 공무원들이 일부를 떼어먹는 부패를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했다.
언론인 리밍(필명)이 수몰 예정지역 주민들을 인터뷰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정부로부터 8,200위안(120만원) 정도의 이주비를 받지만 새 땅을 사고 종전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특히 공무원들이 이주비를 착복하는 관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도 이주비와 관련한 공무원 부패가 234건이 적발됐으며 그 규모도 4,200만 위안이나 된다고 고백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싼샤 댐 인근에 관공서와 고급 아파트들이 이미 완공됐지만 농민용 주택은 착공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몰 지역 농민들은 당국으로부터 불하 받은 땅이 너무 척박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호소하면서 이주대책은 '고향에서 내쫓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주 대상자들은 1999, 2000년 두 차례 반정부 시위를 했고, 지난해 8월에는 텐트 생활을 하던 이주민 900여 명이 텐트를 불태우면서 항의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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