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80대 할아버지가 대학졸업 50여년 만에 다시 대학에 도전해 화제다.주인공은 20일 충청대 관광학부(관광일어통역전공)의 대학 졸업자 특별전형에 지원한 이운봉(80·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옹.
1949년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충북 보은에서 교사생활을 시작, 1988년 보은 수정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은퇴한 이 옹이 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지난해 청주에서 열린 '오송 바이오엑스포'에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부터. 그는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광복 전 일본 유학 경험이 있는 이 옹은 앞서 93년부터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어 학원을 다니기도 하며 매일 책과 씨름을 해 97년 1급 일본어능력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실력을 갖춰 바이오엑스포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이 옹은 또한 용돈을 모아 10여년간 교사로 일했던 보은 동광초등학교와 정년 퇴임지인 수정초등학교의 불우학생 3명을 뽑아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다.
이 옹은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과 청력이 떨어져 손자 같은 청년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통역사 자격증을 따 일본인들에게 우리나라를 올바로 알리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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