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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박물관 착공 5년/헬기장 이전이 개관시기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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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박물관 착공 5년/헬기장 이전이 개관시기 최대변수

입력
200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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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박물관을 목표로 건립 중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착공 5년을 넘기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4년 2월에 준공, 2005년 6월에 개관할 예정이지만 아직 많은 고비를 앞두고 있다.공사 현재 박물관 본관 건물 공사는 72% 끝났고 토목과 조경, 전시를 위한 기계설비 등을 포함하면 공정의 절반 남짓 진행됐다. 지난해 우기가 길어 연말까지 목표했던 57% 공정에서 2% 정도 지연됐다.

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길이 404m, 폭 186m, 높이 43m의 본관은 외벽 공사가 거의 끝나 내부 벽면과 천장 마감 작업에 들어가 있다. 최대 난공사로 꼽힌 열린 마당 천장 공사도 한동안 미뤄졌다가 최근 재개됐다. 19개의 수장고도 2중 콘크리트 벽면을 설치하고 방습용 패널 설치를 남겨둔 상태다. 전시를 위한 진열장 제작과 내부 설비도 내년 7월까지는 끝난다. 이상필 건립추진기획단 시설과장은 "미군 헬기장을 제외한 곳의 공사는 모두 순조롭다"며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 공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헬기장 이전 최대 걸림돌인 미군 헬기장 이전 문제는 지난해 9월 미군측과 구두합의는 끝났다. 본관에서 남쪽으로 200m 떨어져 있는 헬기장은 박물관 정문이 설치될 중요한 자리이다. 추진기획단과 미군측은 미군기지 내 대사관 직원용 숙소나 미8군 커미서리(잡화판매점) 북단 등을 이전 후보지로 압축, 두 차례 수정안을 주고 받았지만 아직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박물관 정문 주변의 토목·조경 공사를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헬기장을 옮겨야 한다. 하지만 미군측의 요구가 워낙 까다로운 데다 헬기장 부대시설인 관제소 등은 물론 직원용 숙소를 지을 새 부지 구입 및 임대료 등의 분담 문제에 대한 견해차도 크다. 이 때문에 애초에 500억원으로 잡혔던 헬기장 이전 경비가 최대 1,000억원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사 준비 중앙박물관은 내년 초 시작될 이사와 2005년 6월의 개관전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물별 이사 시기와 방법은 14만점의 소장 유물에 대한 6개월 정도의 실사를 거쳐 최종 결정되지만 1차로 지하수장고 유물과 야외 중량급 석조유물, 2차로 전시물, 마지막으로 기타 사무실과 보존과학실의 고가장비로 나누어 진행할 계획이다. 대형 철불과 석불의 경우 대형크레인이 필요해 용산박물관 바닥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내년 2월께 먼저 입주하게 된다. 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 최장거리인 이번 이사에는 1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보다 3배나 넓은 전시 공간에 펼쳐질 개관전도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올해부터 70억원으로 늘어난 유물구입비를 활용, 중국 일본 태국 중앙아시아 등 신설된 동양관 해당국가의 유물을 구입하거나 빌릴 계획이다. 이건무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이사 준비를 위해 개관 1년 전인 내년 7월부터는 1년 정도 박물관을 휴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제 용산 박물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설비, 향후 운영·관리의 난점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당초 3,200억원으로 잡힌 공사비는 헬기장 이전비를 제외하고도 80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겼고 이사비(100억원)와 연 100억원에 이르는 유지비 확충도 문제이다. 현재 60여명에 불과한 학예직원이나 보존처리 인력의 확보, 시설운영 및 관리비 급증 등을 고려하면 예산을 올해의 350억원에서 수백억원 더 늘려야 할 판이다.

정양모 전 중앙박물관장은 "유물구입비 등이 70억원으로 늘어나고 인력도 늘었으나 새 박물관 규모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며 "정부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안휘준 서울대 교수는 "헬기장 이전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가 적극 협력해야 하며 건립자문위를 활성화, 예상되는 문제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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