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환율·유가 등 대외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가치주'가 없을까."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에게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라는 지표를 잘 따져보라고 충고한다. ROE는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끌여들여 사업을 하는 기업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인 자기자본을 운용해서 얼마나 많은 경영성과를 올렸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즉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ROE가 은행 예금 이자나 채권 수익률(무위험이자율) 보다 높다면 기업이 주주들의 돈으로 경영을 그만큼 잘했다는 뜻이 되고, 무위험 이자율보다 못하다면 돈놀이를 하는 대금업을 한 것보다 못한 셈이 된다. 은행 이자가 많이 낮아지고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2002년 이후 국내 기업들의 ROE가 평균 8∼9%로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마이너스인 기업도 수두룩하고 환율과 유가 등 각종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천수답 기업도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1991년 이후 거래소에 상장된 61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ROE가 3년만기 회사채의 12년 평균 수익률 12.21%를 넘는 기업은 20여개 미만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91년부터 12년 동안 ROE가 회사채 수익률을 넘어선 기업은 SJM 한 곳에 불과했다. 김 연구원은 "ROE가 지속적으로 무위험 이자율을 넘어선 기업들은 가치주의 범주에 가장 근접해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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