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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이라크… 고삐죄는 美

입력
200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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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탄두와 핵 개발 관련 문서가 발견되면서 궁지에 몰린 이라크가 19일 화학 탄두 4개 보유 사실을 자진 공개한데 이어 20일에는 자국내 과학자들과 유엔 사찰단원 간의 개별 인터뷰 허용 방침을 밝혔다.그러나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대감을 표시한 사찰단측과는 달리 미국은 "중대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전쟁 명분 쌓기를 계속하면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찰 잘 될까

이라크는 전날에 이어 20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 등 사찰단 수뇌부와 회담을 가진 뒤 자국내 과학자들에 대한 사찰단원의 개별 인터뷰 장려 개인 가택을 포함한 모든 사찰대상 공개 의혹 탄두에 대한 특별조사 허용 등 10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AFP 등 외신들은 "이날 이라크의 조치는 유엔 사찰 협조를 위한 중대한 양보"라고 평가했다.

이라크는 또 19일 사찰단과의 회담에서 16일 사찰단이 발견한 것과 비슷한 빈 화학 탄두 4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지금까지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무조건 부인해 왔다.

미 MSNBC 방송은 사찰단의 사찰 결과 보고서 제출 시한(27일)을 앞두고 미국이 개전 의지를 꺾지 않는 등 상황이 다급해지자 이라크가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이냐 후세인 퇴진이냐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19일 "수 주 안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엔과 프랑스, 독일 등이 제시한 사찰 기간 연장안에 쐐기를 박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진실을 왜곡하는 후세인에게 시간을 더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거들었다.

동시에 미국은 후세인에 대해 자진 퇴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럼스펠드와 파월은 이날 abc, CNN 방송 등에 연이어 출연해 "후세인이 망명을 선택해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전쟁 범죄 면책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아랍권이 추진하는 망명안에 찬성하지만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6월 개전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27일자)는 이라크 공격 시기가 6월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터키가 미군의 기지 사용을 거부하고 있고 유엔, 유럽 등이 사찰 기간을 연장하고 이라크 공격을 명시적으로 승인하는 유엔 결의를 새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반전 분위기가 강해 조만간 공격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중동의 여름을 피해 4,5월 이전에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여름에 생화학무기의 효과가 떨어지고 강이 말라 탱크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등 무더운 날씨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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