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은 한국에서, 한 달은 홍콩에서…."성신여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강래리(姜來理·21)씨는 겨울방학이 학기때보다 더욱 바쁘다. 지난 해 말 인터넷을 통해 네덜란드계 다국적회사인 ABN 암로의 2개월짜리 인턴십 과정에 지원, 합격했기 때문이다.
틀에 박힌 어학공부나 고시준비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는 강씨는 "짧은 경력이지만 다국적회사의 경험이 입사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현재 홍콩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강씨는 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용영어실력이 크게 늘고 전공공부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기뻐했다.
입사시 자기소개서가 중요해지고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방학을 이용해 사회경험을 쌓으려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전공과 관련한 직장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방학이 대학생들에게 더욱 바쁜 시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 PR대행사 에델만 코리아에서 미디어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3학년 이현정(李弦貞·22)씨도 자신의 전공분야인 홍보기획과 신문방송 관련 경험을 쌓기 위해 관련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케이스다.
졸업 후 광고나 홍보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이씨는 "힘들지만 나중에 관련업계에 취직할 때 큰 밑천이 되지 않겠냐"며 바빠진 자신의 방학생활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기업체가 아니라 정부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학생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한양대 경영학과 3학년 김위철(金瑋澈·22)씨는 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직장체험프로그램에 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이번 겨울방학에도 참가하고 있다. 19세 이상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씨는 경기도 일산에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엑셀을 이용한 서류관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단순한 일이지만 전공에서 배운 사내 조직문화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취업정보업체 스카우트 이은창(李殷昌)팀장은 "기업체에서도 학점이나 학벌보다는 실전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경력 쌓기'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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