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의 '뜨거운 감자'인 지상파TV 방송시간 연장 문제가 공론에 부쳐진다. 방송위원회는 2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방송협회가 줄곧 요구해온 지상파 방송시간 연장에 관한 여론 수렴을 위해 28일 방송회관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방송위는 "인력 충원 등 제작여건을 고려할 때 봄 개편 때 방송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 "공청회에는 가을 개편부터 3시간을 늘리는 등 단계적 확대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상파TV 방송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오전 6시∼낮 12시, 오후 4시∼새벽 2시이며, 방학 때 청소년 프로그램이나 아마추어 스포츠중계 등에 한해 방송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 방송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위는 공청회에서 관련업체와 시청자단체 등의 의견을 들어 최종 방침을 확정할 예정. 그러나 업체들간 의견 대립이 워낙 심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 모임인 방송협회는 방송시간 연장 필요성의 근거로 시청자의 선택 확대 유사 프로그램의 대응 및 중복 편성의 부분적 해소 외주제작 활성화 등을 꼽고 있다. 반면 케이블TV와 위성TV 등 후발 업체들은 지상파 방송시간 연장이 곧바로 타 매체의 광고수입 저하로 이어진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청자 단체들도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시간 연장 요구는 궁극적으로 광고수입을 늘리려는 속셈"이라면서 "제작 여건의 변화 없이 방송시간이 늘릴 경우 저질 프로그램이 양산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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