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즈 호텔에서 열린 제 6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디 아워스'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시카고'가 각각 드라마 부문과 코미디·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부문 최우수 남녀 주연상은 '어바웃 슈미트'의 잭 니컬슨과 '디 아워스'의 니콜 키드먼이, 코미디·뮤지컬 부문 주연상은 '시카고'의 리처드 기어와 르네 젤웨거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갱스 오브 뉴욕'의 마틴 스콜세지.자살한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 역을 하느라 코를 길게 늘이는 등 독특한 분장으로 이목을 끌었던 니콜 키드먼은 "주제가 매우 까다로운 영화로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잭 니컬슨은 1997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로 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큰 '뉴스'거리가 되지는 못했으나 르네 젤웨거와 리처드 기어의 수상은 화제거리. 91년 '프리티 우먼' 이후 12년 만에 후보에 올라 수상한 리처드 기어는 "너무 놀랐다. 그저 내가 이 영화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만 알 뿐"이라며 기쁨에 겨워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르네 젤웨거는 "함께 연기한 캐서린 제타 존스에게 고맙다. 그는 여신"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시카고'는 살인죄로 사형 위기에 처한 뮤지컬 가수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할리우드 일급 스타로 떠오른 르네 젤웨거 등 화려한 스타 군단을 캐스팅해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3개 부문을 수상했다.
90여명으로 구성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최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결과가 아카데미 시상식과 거의 일치해 '오스카의 전초전'으로 주목받는 영화제. 특히 올 영화제에서는 지난해 홀대를 받았던 '반지의 제왕'이 얼마나 많은 상을 수상할지, 과연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할지가 관심거리였으나 이번에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남녀 조연상은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먼이 소설 '난초 도둑'을 실화를 토대로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어뎁테이션(각색)'의 크리스 쿠퍼와 메릴 스트립이 차지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프랑스 대위의 여자' '소피의 선택' 등으로 이미 3차례나 골든 글로브를 수상한 메릴 스트립은 "789번이나 노미네이트 된 후, 오랜 겨울 잠을 자고 있는데 상을 주었다"는 톡특한 수상 소감을 내놓았다. 진 해크먼은 '컨버세이션' '크림슨 타이드'의 연기를 인정받아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을 수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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