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왔는데 겨우 성공했어요. 이 정도인줄은 몰랐습니다."종로학원 강남지점 무시험선착순 접수를 한 학부모 김모(51)씨는 하마터면 헛고생을 할 뻔했다. "집이 서초동이라 그나마 순번에 들었지, 6시30분이 되니 대기표도 주지 않더라구요."
학부모 양모(50)씨는 "사업상 중요한 약속이 있었지만 미루고 줄을 서 있었다"며 혀를 찼다.
재수(再修)열풍이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입시학원의 정시등록 첫날인 20일. 각 학원의 접수창구는 걸려오는 전화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400여명을 무시험선착순으로 선발하는 강남 대성학원은 이틀 전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이 밤샘 대기하여 20일 오전 중으로 접수가 마감됐다. 20일 0시부터 대기표를 나눠주기 시작한 종로학원 강남지점은 9시가 넘자마자 접수가 끝났다.
19일부터 밤샘 대기, 강남 대성학원 무시험전형에 성공한 K고 이모(18)군은 올해 대학입시 원서도 안 내고 일찌감치 학원행을 결심했다.
"수능이 좋지 않아 재수할 맘을 먹었습니다." 지난해 경희대 한의예과에 응시했다 탈락한 이 모(18)군은 "재수하면 기본 50점은 오른다고 들었다"며 "1년 늦는다고 인생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3년 대입 수능의 재수생 초강세 현상 때문.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서울의대와 법대 등 주요 인기학과에서 재수생 비율이 높아 이상 열풍을 불러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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