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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紀 "흐물" 사고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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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紀 "흐물" 사고 "봇물"

입력
200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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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내 구타와 자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특히 군 당국이 자살기도 전력이 있는 사병을 방치해 결국 자살에 이르게 하거나 선임병들의 구타사고가 빈발하는 등 정권 이양기를 앞두고 군기 문란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자살기도 사병 방치했다 결국 자살

경기 평택시 해군 모 부대 전산실에서 복무중인 정모(22)일병이 17일 0시50분께 사병식당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해군측은 부검을 실시,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중이다. 정일병은 지난해 자살을 기도해 '요주의 사병'으로 분류됐으나 군당국은 같은 해 12월 옆 중대로 전출조치만을 했을 뿐 특별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일병의 여동생은 인터넷에 "자살 7시간 전 목숨을 끊겠다는 오빠의 전화를 받고 엄마가 곧바로 부대에 사실을 알렸는데도 부대에서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군 당국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가족들은 또 "자살 1주일 전 선임병이 똑바로 일하지 못한다'며 정 일병의 안경을 부러뜨렸다"면서 "심지어 원숭이 흉내를 내보라는 등 집단 괴롭힘을 당하기도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묵은 구타사고 끊이지 않아

공군은 20일 청주의 모 전투비행단 시설대대 보일러 병인 조모(20)일병이 16일 오후 10시50분께 같은 부대의 정모(23)병장에게 가슴 등을 맞고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라고 밝혔다.

공군측은 이번 사건을 쉬쉬하다 조 일병의 친지들이 국방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폭행사실을 공개하자 부랴부랴 발표, 구설수에 올랐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1일에는 구보 뒤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를 거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해병대 모 사단 수색대대 오모(당시 20세)이병도 선임자로부터 구타 당한 뒤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군 기강 대책 필요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의 적극적인 교육과 관리 등으로 2000년 2건이었던 부대내 폭행 사망사건은 2001년부터 2002년 10월까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 한 달 사이 부대 내 구타로 각 1건씩의 사망과 의식불명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군기문란과 관련된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군 전문가들은 "부대장 등 군 지휘관들이 정권 말이나 정권 이양기 등을 맞아 군본연의 업무 이외의 사안에 관심을 기울일 때 군기문란 사고가 많이 나곤 한다"며 "정신교육 강화나 부대내 구타사건 방지책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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