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직계인 민주당 지도부가 2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와 신주류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등 노 당선자측과 정면 충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신주류측은 "개혁 작업을 매도하지 말라"고 반박하면서 2월 전당대회를 통한 당 지도부 교체로 정면 대응할 움직임이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당선자와 여야 총무 면담에 대해 "당정간 사전교감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에서 미리 알고 있도록 선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소외된 데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한 대표는 또 "노 당선자 의중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노 당선자가 강조한 당정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자 당정분리를 했는데 제왕적 대통령을 만들자는 것이냐"며 신주류를 비판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지난 17일 자신에 대한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의 비난 발언을 겨냥, "특히 '구주류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식의 발언은 혼란을 부추기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처럼 DJ계 지도부가 노 당선자와 각을 세우는 것은 DJ를 보호함은 물론 당 지도부를 배제한 채 당내 신주류 및 야당과 직거래를 시도하는 노 당선자에 대한 견제와 항의의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주류측에선 "당선자 취임 전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교체하자"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갈 태세다. 또 노 당선자가 당정분리 선언으로 당무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점을 감안, 연찬회와 당 개혁특위 워크숍 등에 노 당선자를 초청해 지도부에 압박을 가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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