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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戰시위, 세계를 포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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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戰시위, 세계를 포위하다

입력
200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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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평화 시위가 주말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났다.시위 참여자들은 다양한 구호와 외침을 통해 미국의 전쟁 포기와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을 강력히 요구했다.

18일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열렸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시위대 수 만 명이 의사당 앞에 모여 이라크전을 밀어붙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수 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반전과 평화를 외쳤다. 미국 내 반전 시위는 20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은 이라크전으로 미국의 일극(一極)주의적 군사력 확대가 우려되며 이라크전은 중동의 석유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미국의 강박관념과 인종·종교적 편견에 따른 것이고 약소국 이라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여한 영화 '7월 4일생'의 원작자 론 코빅씨는 "부시 정권은 미국민을 위한 정책은 외면하고 전쟁을 통한 중동 지배, 석유 강탈을 위한 준비만를 서두르고 있다"며 "반전운동은 단순한 전쟁 반대가 아니라 정권의 우선 과제를 바꾸도록 하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에서도 촛불시위와 거리행진 등 다양한 형태의 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은 '부시, 최악의 제국', '부시 타도'라고 쓴 피켓을 앞세우고 '힘만 앞세우는 부시 정권'을 비난했다. 모스크바 시위대는 "부시는 히틀러와 같은 파시스트"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시민단체 '평화를 위한 행동'(MFP)의 레진 미네티 대변인은 "여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가 비토권을 발동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을 명백히 거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대규모 반전 집회가 열렸다.

히로시마(廣島)에서는 원폭 피폭자 관련 단체와 평화헌법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회원 1,500여 명이 모여 "일본을 또 다시 전쟁국가로 만들지 말라"고 외치며 시가행진했다. 도쿄(東京)에서도 5,000여 명이 모이는 등 일본 10여 개 도시에서 집회가 열렸다.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레바논 등 중동 국가와 중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MFP 관계자는 "세계의 여론과 전쟁을 원하는 세력간의 싸움이 본격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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