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머니(Money)지에는 사회적으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7대 대죄'를 조장하는 상장기업들이 거명됐다.먼저 '자만(自慢)'이라는 항목 아래서는 자기 자신을 과신한 나머지 능력에 벗어나는 외상구매나 과잉대출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하는 일부 금융 관련주를 들었고, '대식(大食)'에서는 자제심이 약한 사람들의 입을 건강에 나쁜 음식들로 채워주고 있는 고칼로리 관련주를 꼽았다. '질투'에서는 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외모치장 관련주를, '나태'에서는 사람들의 게으름을 조장하는 '없어도 될 물건'을 만드는 기업을 리스트에 올렸고 '탐욕'의 이름 아래에서는 인간성 깊은 곳에 있는 탐욕을 투기를 통해 충족시켜주는 카지노 관련주가 뽑혔다.
'색욕' 이라는 죄목에서는 남자들의 엿보기 욕망을 채워주고 돈을 버는 도색 잡지 발행기업을, 마지막으로 '분노' 항목 아래에서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잠재해있는 분노를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대리만족을 시켜주며 돈벌이를 하는 프로 레슬링 관련주를 열거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인간의 악덕들에 뿌리를 내려 돈을 벌고 있으므로 좀더 쉽게, 그리고 시류에 상관 없이 안정적인 돈벌이가 되는 매력적(?) 투자 기업일 수 있다. 이런 투자매력을 찾아 다니는 전략을 '악덕투자'(vice investment)전략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어느 곳이 해당될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투자라는 것이 그 기업의 '미래의 현금흐름'에 투자하는 것인 동시에 '그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그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조금 찜찜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한 돈이 이런 기업을 통해서 인간의 악덕을 조장하는 일에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런 점에 눈을 뜬 투자자를 위해서라면 '사회적 책임투자'(SRI)전략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비도덕적인 기업에는 원천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 전략이다.
지금까지의 기업분석이 주로 매출과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일차원적 분석이었다면 앞으로의 기업분석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사회적인 영향까지 분석하는 또 한 차원이 덧붙여져야 할 것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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