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한해를 보내는 것, 모두가 꿈꾸고 바라는 다짐이다. 새해 초 온천여행이 각광받는 이유다. 몸을 씻으며 건강한 1년을 기원하자. 겉만 깨끗해서는 뭔가 찜찜하다면 산 속의 약수를 찾아가자. 짜르르 혀와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약수의 묘한 향기와 맛에 머리 속까지 상쾌해진다.설 귀성·귀경길에 여독을 풀 수 있는 온천과 약수를 알아본다.
● 오색·척산 온천 (속초·양양권)
오색온천은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승천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섭씨 42도로 비교적 수온이 낮지만 염소, 유황, 망간, 철분 등 주요 성분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일명 미인온천으로 불린다. 피부질환에 특히 효험이 있으며 신경통, 근육통, 당뇨, 혈액순환 장애 등에도 좋다.
고급 숙박시설로는 오색그린야드호텔(033-672-8500)과 현대온천장(672- 1717) 오색온천장(672-3635) 등 장급 숙박시설이 있다.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오색분소 (033)672-2883.
척산온천은 맛과 냄새가 없고 물이 푸른 색을 띤다. 불소와 방사성 물질인 라듐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부병, 눈병, 신경통에 좋고 특히 불소로 인한 치아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탕에서도 온천을 할 수 있지만 설악한화리조트(033-635-7711)의 워터피아 등을 이용하면 온천욕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도 있다. 콘도단지 등 숙박시설은 국내 최고급. 척산온천 휴양촌 (033)636- 4000.
● 덕구·백암 온천 (영덕·울진권)
덕구온천은 고려 말기부터 내려오는 온천. 상처를 입은 멧돼지가 이상한 물줄기에 몸을 씻고 금세 회복해 달아나는 것을 본 사냥꾼이 온천을 발견했다고 한다. 원래는 노천탕이었으나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원탕에서 4㎞ 정도 떨어진 곳에 온천지구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침전물이나 부유물이 생기지 않는 청정수이다. 칼륨, 칼슘, 철, 염소, 중탄산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 온천수로 신경통, 류머티스성 관절염, 근육통,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 덕구온천관광호텔(054-782-0677) 벽산덕구온천콘도(783-0811) 등의 숙박 시설이 있다. 백암온천도 사슴을 주인공으로 한 비슷한 전설을 지닌 온천. 197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연간 150만 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수온은 섭씨 48도. 유황온천으로 신경통, 만성관절염,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백암한화콘도(054-787-7001), 백암관광호텔(787-3500) 등에서 여장을 풀면 된다.
● 지리산온천 (남해·여수권)
전남 구례군에 속해있는 지리산온천은 사실 남해군과 여수시와는 다소 떨어져 있다. 그러나 서울서 남해와 여수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봄이면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이는 산동면 좌사리 관산리 일대 55만여평에 대단위 온천지구가 조성돼 있다. 지하 700m에서 하루 7,000 톤의 온천수를 뽑아낸다.
인체의 산소활성화에 좋다는 게르마늄이 섞여 있다. 물의 광물 성분을 유지하기 위해 정수기를 쓰지 않고 뽑아낸 온천수를 그대로 사용한다.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협심증을 치료하는 데 특히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리산온천랜드(061-783-2900)가 한꺼번에 3,000 여명을 수용하는 대온천탕을 비롯해 3단 폭포가 있는 노천탕, 수영장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온천욕 후 인근의 식당에서 섬진강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 한 그릇을 곁들인다면 몸 안팎으로 보신을 하는 셈이 된다.
● 변산온천 (변산권)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 지하 600m에서 길어올리는 유황온천으로 중탄산나트륨이 다량 포함돼 있다. 약알칼리성을 띠며 피로회복, 신경통, 당뇨병, 부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 수돗물과 목욕탕물을 재활용하지 않아 온천수 수질 평가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얻는다. 1일 수용능력은 약 7,000 명이며 대중목욕탕 두 곳이 있다. 변산온천리조텔(063-582-5390)이 대온천탕은 물론 40 여 개의 객실, 사우나탕 등을 갖추고 있다.
● 아산온천 (평택·당진권)
1987년에 발견된 신생 온천. 199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현재도 개발공사가 진행중이다. 걸출한 테마온천리조트인 아산스파비스(041-539-2080)가 가장 유명하다. 노천풀, 가족탕 등 시설이 다양하고 건강을 주제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산온천호텔(543-9711), 우이모텔(544-6511), 하이츠텔(544-6789)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아산온천호텔의 대온천탕은 한꺼번에 1,5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특히 넓은 노천탕이 인기가 높다.
중수산나트륨을 포함한 알칼리성 온천수로 혈액순환, 세포재생, 피부미용 등에 좋다. 인근에 영인산 자연휴양림(541-8915)이 있어 삼림욕까지 겸할 수 있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 오색약수
철분이 많아 오래 전부터 유명해진 설악권의 대표 약수터. 성수기가 아니어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맛은 톡 쏘고 짜릿하며 약간의 쇳내가 나는데 빈혈, 신경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로 지은 밥은 파르스름하고 윤기가 흘려 '오색약수 돌솥밥'이 설악권 관광지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잡기도 했다.
오색은 약수와 온천, 백두대간의 절경이 어우러진 설악권의 대표적 관광지로 대청봉과 주전골 등 유명 등산로 초입이라 계절마다 풍광이 아주 뛰어나다. 서울지역에서 갈 때는 홍천을 경유하는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와 원통을 지나 한계령을 넘는 것이 최단 코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동서울이나 상봉터미널에서 한계령을 경유하는 속초행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 방아다리약수
조선조 숙종 이래부터 알려진 유서깊은 오대산권의 약수터.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척천리의 계방산 기슭에 있다. 경상도 태생의 한 노인이 신병으로 고생을 하다 꿈속에서 산신령을 만나 누운 자리를 파서 얻게 된 이 약수를 마시고 원기를 소생했다는 전설이 있다. 탄산, 철분 등 30여종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위장병, 빈혈, 신경통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6월 '한국의 명수'로 지정됐고 약수 옆에는 눈병에 좋다는 안천(眼泉)도 있다.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에서 북쪽으로 12㎞에 있다. 입구로부터 약수터로 가는 1㎞구간에는 100만그루에 달하는 울창한 전나무숲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주변 250만평에 전나무 100만 그루를 비롯해 잣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 등 70여종이 빼곡하게 우거져 있어 삼림욕에 좋다. 오대산을 비롯해 한국자생식물원, 용평리조트, 계방산지구 먹거리촌 등이 주변에 있다.
● 불바라기약수
양양군 서면 황이리에 있는 미천골 자연휴양림 등산로를 따라가다 나오는 약수터이다. 불바라기라는 이름은 '불바닥'이라는 말이 변한 것으로 약수의 철분 성분으로 샘 주위가 빨갛게 녹슬어 이런 명칭을얻게 되었으며 위장병에 특효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휴양림에서 4㎞정도 가다 보면 미천골 위쪽 끄트머리 폭포가 쏟아지는 암벽 중간에서 나온다. 하얀 폭포 옆에 뻘건 불기둥처럼 솟아나오는 약수가 이색적. 절벽 위 바위틈에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절벽을 올라가며 받아먹어야 한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5년생 이상의 활엽수림이 우거져 '살아있는자연박물관'이라는 별칭이 붙어다닌다. 20리 계곡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진 비경 지대로 93년에 야영장과 정자, 취사장, 대피소 등을 갖춘 자연휴양림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선종의 꽃을 피웠던 선림원 터가 인근에 있어 문화유적지 답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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