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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현실… 과학문화재단 "과학책 읽읍시다" 운동/"과학책? 너를 잊은지 너무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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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현실… 과학문화재단 "과학책 읽읍시다" 운동/"과학책? 너를 잊은지 너무 오래"

입력
200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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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책 얼마나 읽으십니까?" 우리 국민이 과학관련 서적을 거의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과학계가 "과학책을 읽는 국민이 선진국을 만든다"는 슬로건과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실제로 지난 22년간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연 20종)를 보면 과학책이라곤 1981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정도만 눈에 띈다. '뇌내혁명', '컴퓨터 길라잡이' 같은 책이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이를 과학책이라고 보긴 어렵다. 한 출판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연 10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10권 중 과학도서는 1권이나 될까 말까 한 정도"라고 말한다.사정이 이렇자 우수과학도서 인증제를 운영하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최근 제4회 우수과학도서 51종을 선정한데 이어 올해 새 사업으로 신간 외 도서를 대상으로 한 우수과학도서 인증제, 과학독서페스티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벽지 학교에 과학도서를 보내주는 '사이언스 북 스타트 운동'(사단법인 과학사랑 나라사랑 주최)은 2001년 시작된 이래 1만7,000여명의 회원을 끌어모았다. 또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과학독서아카데미(www.sciencebook.or.kr)는 매월 과학독서토론회를 열고 있는데 최근엔 일반인으로 회원을 넓혀가고 있다.

■과학책은 난해한 책?

지금까지 과학도서는 질적 수준을 떠나 안 팔리는 책으로 꼽혔다. 일반 도서가 첫 쇄를 3,000∼5,000부 찍는 반면 순수과학은 보통 2,000부를 찍는다. 그나마 팔면 다행이다. 3,000부 판매는 성공이고, 1만부는 베스트셀러다. 2년만에 10만부가 나간 '과학 콘서트'(동아시아)나 그 어렵다는 초끈이론을 다룬 '엘러건트 유니버스'(김영사)가 1년동안 1만3,000부가 나간 것은 거의 '경이로운' 기록이다.

외국에선 대중서로 팔리는 과학책들이 우리나라에선 전문서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과학에 대한 이해는 얇다. 글 잘 쓰기로 이름난 한 과학자는 "과학서적으로 내느냐, 교양서적으로 내느냐를 놓고 출판사와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순수과학으로 분류되면 손길이 덜 간다는 것은 출판계의 정설이다.

과학계에선 "제발 성공학 책만읽지 말고 과학책 좀 읽어주시오"라고 호소할 만하지만 일반인의 눈으론 대중과 의사소통하지 못하는 과학자들의 글쓰기가 문제다. 사이언스북스의 권기호 팀장은 "대중적으로 글 쓰는 과학자를 다 꼽아봐야 20명"이라며 "기술자에 머무르지 않고 인문교양을 갖춘 과학자가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나무 100가지'의 저자인 이유미(국립수목원) 박사는 "연구자들이 전공분야의 연구에 집중하다 보니 대중 저술은 과외의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미화 실장은 "외국의 경우 과학자 뿐 아니라 과학저널리스트 같은 중간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으나 우리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어린이 시장 급성장은 희망

그나마 어린이 과학도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은 위안이다. 특히 영재 교육 붐과 함께 수십만부씩 나가는 과학 시리즈물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김영사의 '앗 시리즈'('수학이 수군수군', '물리가 물렁물렁' 등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시리즈)나 아이세움의 '서바이벌 시리즈'('화산에서 살아남기', '빙하에서 살아남기' 등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시리즈)를 읽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도 과학책을 가까이할 가능성이 높다.

한번 과학책에 맛들인 독자는 계속 관심 주제를 심층적으로 좇는 '연쇄독서' 행동이 뚜렷하다. 신간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학 이야기'(승산)가 반응이 좋자 2000년에 나온 '파인만씨 농담도잘 하시네'(사이언스북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요즘 베스트셀러 1위인 '야생초편지'(도솔)에 언급됐다는 이유로 '우리가 정말…'(현암사)도 다시 뜨는 추세다.

과학독서아카데미의 이용수(한림대 객원교수) 회장은 "세상의 변화와, 변화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과학을 모르고선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며 과학책 읽기를 강조했다. 김성원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는 "일반인의 과학 상식이 높을수록 합리적 생활방식이 정착하며,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늘어 과학입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과학문화재단 권장 도서

방학을 맞은 자녀에게 어떤 과학책을 권할까. 다음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선정한 우수과학도서.

◆아동·초등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5천년 우리 과학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 세밀화로 그린 곤충도감 풀과 친구하기 꿈꾸는 뇌 까만산의 꿈 사람의 뇌는 왜 작은우주라고 부를까요 동굴전문사진가 석동일 거미박사 남궁준이야기 열려라 개구리나라 하늘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슬기와 배우는 생명공학

◆중·고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 석주명 평전 달팽이 동굴 한강에서 만나는 새와 물고기 꽃의 제국

◆대학·일반 바이오혁명 원색도감 한국의 거미 전통 속의 첨단공학기술 나노기술이 미래를 바꾼다 기록물보존의 실제 동영상으로 본 우주의 발견 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 연구개발경영의 이론과 실제 식탁 위의 생명공학

◆번역 벌레들의 작전 아기개미찌루의 심부름 무엇이 어떻게 보일까요 빙산루리와 함께 북극에서 남극까지 라듐의 발견과 마리 퀴리 나무열매친구들 공룡 대탐험 제인구달의 사랑으로 우주의 신비 바다의 신비 난폭한 지구 인체집중탐구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로보 사피엔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요리의 과학 마지막 기회 데이팅게임 천재성의 비밀 풀하우스 앞으로 50년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우주의 구멍 파리가 잡은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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