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그러진 "교육利己"/ 타워팰리스-미도1차 주민, 대청中 배정싸고 알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그러진 "교육利己"/ 타워팰리스-미도1차 주민, 대청中 배정싸고 알력

입력
2003.01.20 00:00
0 0

지난해 10월 입주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민들의 중학교 입학 예정 자녀들에 대한 학교 배정을 앞두고 강남 일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무려 1,200가구나 되는 타워팰리스 입주학생들이 어느 중학교로 배정 되느냐에 따라 도미노현상처럼 연쇄적인 조정이 불가피한데다 교육여건이 좋은 학교로 배정될지 여부에 따라 아파트가격의 등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황이 복잡해지자 학교배정을 마친 다른 지역과 달리 강남교육청은 현재까지 학교배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청중 놓고 주민들 마찰

학교배정 논란의 핵은 서울 8학군 중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대치1동 '대청중'을 놓고 타워팰리스 입주민과 인근 대치2동 미도1단지 아파트 주민간의 알력이다. 현재 학업 성적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 대청중에 진학할 수 있는 지역은 대치동 개포동 일대의 우성, 선경, 미도1단지 아파트 뿐. 특히 미도1단지는 대청중에 입학할 수 있다는 이점덕에 다른 학교로 배정받는 인근 미도2단지에 비해 가격이 4,000 만원이상 비싸게 거래되는 등 '대청중 프리미엄'까지 형성돼있다. 이 때문에 '강남 속의 강남'을 자처해온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대청중에 보낼 수 없다면 아예 입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대청중 입학을 당연시하고 있다.

반면 타워팰리스 학생들이 대청중에 입학할 경우 자녀들을 다른 중학교로 진학시켜야 할 처지인 미도1단지 주민들은 "타워팰리스가 교통난 조장은 물론 일조권까지 침해하더니 이젠 교육권마저 빼앗아가려 한다"며 학교 배정결과에 따라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권과 아파트가격에 결정적

특히 미도1단지 주민들은 "타워팰리스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대청중이 아닌 대치중이나 구룡중등으로 전학했었는데 이제 와서 대청중에 배정해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타워팰리스주민들의 교육청 로비설을 제기했다. 반면 타워팰리스 주민 최모(38·여)씨는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대청중에 보낼 수 없다면 애들을 유학 보내겠다"고 말했다.

■곤혹스러운 교육청

50여명에 불과한 타워팰리스 중학 진학 예정자 배정을 결정해야 할 강남교육청은 최근 학부모, 교육위원, 학교장 등 7인으로 구성된 추첨관리위원회와 학교장 및 학부모들을 상대로 배정원칙에 대한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했으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최종 결정을 못 내린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강남, 특히 타워팰리스 지역은 교육열이 워낙 높아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학교 배정 후유증을 우려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학교부지를 확보하지 않아도 되는 허술한 주상복합건물 관련 법규와 과잉 교육열이 빚은 예고된 전쟁이었다"고 꼬집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