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상어가 지고 만리장성이 뜬다.18일(한국시간) 전세계 농구팬들을 열광시킨 미 프로농구(NBA) 2002∼2003시즌 샤킬 오닐(216㎝·LA 레이커스)―야오밍(226㎝·휴스턴 로케츠) 첫 대결은 금세기 최고 센터 타이틀이 동양에서 온 신예 야오밍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야오밍은 이날 더블더블(10점 10리바운드)을 올리며 연장접전 끝에 108―104로 레이커스를 꺾는 주역이 됐다.
기록상으로는 오닐(31점 13리바운드)이 앞섰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야오밍의 선전이 더욱 부각됐다. 특히 경기 시작하자마자 오닐의 골밑슛 3개를 연거푸 블록슛 하는 등 153.3㎏의 거구를 상대하면서도 밀리기는 커녕 오히려 10㎝ 큰 키를 이용해 오닐을 괴롭혔다. 오닐은 초반부터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휴스턴이 102―100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연장 종료 10.2초전 야오밍은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재빨리 골밑을 선점해 스티브 프란시스(44점)의 패스를 슬램덩크로 폭발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장전에는 체력이 떨어져 오닐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AP통신은 그가 빌 러셀, 윌트 챔벌레인, 카림 압둘―자바, 오닐에 뒤를 이어 전설적인 센터 계보를 이어갈 주인공이라고 확신했다.
야오밍은 경기후 "트럭과 같이 몰아붙인 그는 나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었지만 이제 용기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당초의 자만심과는 달리 야오밍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은 오닐은 "누구나 그에게는 블록을 당할 것"이라며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농담에 대해) 내 발언 때문에 5억명이 오늘 경기를 지켜봤으니 나의 마케팅 기술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엉뚱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두 빅맨의 격돌은 2월19일과 3월27일 다시 펼쳐진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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