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괜찮았다. 그린적중률을 높여라.'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에서 개막된 소니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첫 라운드에서 최경주(33·슈페리어)는 3언더파 67타로 공동 15위를 기록, 첫 승을 향해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공동1위에 오른 레티에프 구센(남아공), 케니 페리(미국)와는 불과 3타차,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는 우승 후보 어니 엘스(남아공)와도 1타차로 선두그룹에 포진해 있어 언제라도 추격이 가능하다.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우승자 엘스(랭킹 2위)는 물론 랭킹 4위인 구센과 함께 사실상 '챔피언조' 대접을 받으면서 라운딩에 나선 최경주는 항상 세컨샷을 먼저 쳐야 했다. 엘스가 평균 306야드, 구센이 295타의 장타를 날린 반면 최경주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269야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290야드를 기록하면서 드라이버 평균비거리에서 공동2위였던 최경주는 이날 비교적 좁은 페어웨이와 바닷바람을 의식, 거리 욕심을 버렸다.
대신 최경주는 완벽에 가까운 숏게임을 구사했다. 최경주의 아이언 샷은 번번이 그린을 비켜갔다. 그린적중률은 56%에 그쳐, 각각 83%와 78%를 보인 구센과 엘스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최경주는 100%의 샌드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정교한 어프로치를 해냈고, 평균 퍼팅수가 25타로 1위를 기록할 만큼 자신있는 퍼팅감각을 내세워 선두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417야드 파4 16번홀에서는 그린 주변 러프에서 쳐올린 칩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버디를 낚아 14번홀(파4) 보기를 단숨에 만회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최경주는 티타임이 오전 7시56분임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갤러리들이 몰려들어 PGA스타로서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 최경주는 경기 직후 "몸이 무거운 편이라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휴식을 많이 취해 내일 컨디션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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