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해 지음 창해 발행·1만2,000원평균주의적 분배 방식을 뜻하는'따꿔판(大鍋飯·큰 솥에 담긴 밥)'과 종신고용을 의미하는 '티에판완(鐵飯碗·철밥통)'은 개혁개방 이전 중국의 분배제도와 고용제도를 상징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시장논리가 적용되면서 평균주의는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철밥통은 깨지고 말았다. 1998년에서 2001년까지 무려 2,550만명에 이르는 국유노동자가 해고의 전 단계인 '싸깡(下降)'을 당했으며 재취업을 기다리는 노동자 650만명과 잉여노동력을 포함하면 도시실업률은 20%에 달한다.
'13억의 시장'이라는 매력적인 말로 포장되는 나라, 엄청난 경제개발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입에서 '천지개벽'이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게 한 중국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최근 발간된 '중국을 보는 눈'은 급변하는 중국의 겉과 속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다.
한국일보 국제부 기자로, 대만정치대학,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등에서 연수한 배연해씨가 펴낸 '중국을 보는 눈'은 최신 자료와 풍부한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변화와 21세기 전망을 제시한다. '중국이 앞으로 용이 될지, 이무기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저자는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에서 100가지 주제별로 중국의 구석구석을 훑어냈다. 무역량, 해외투자, 각종 소비관련 지수 등에서 보이는 화려함 속에 숨어 있는 도시빈민 증가, 통제불능의 부패와 매춘 등 중국의 어두운 면까지 가감없이 묘사되어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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